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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 바닷가에서 외친 소리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0-06-20조회 : - 첨부파일 : 등록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지난번 목사님 한 분과 차 한 잔을 나누다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분이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 갔는데 마침 물이 빠지면서 뻘이 드러났어요. 그곳엔 별별 것이 다 있습니다. 구멍에 소금을 붓고 조금 기다리면 맛이 쑥하고 고개를 내밉니다. 잡는 재미가 쏠쏠하고 호미를 빌려 뻘을 파면 조개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게도 잡고, 소라도 잡고, 정말 잡을 게 많습니다. 정신없이 하다 보니 제법 꽤 많은 것들을 잡았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자 나갔던 물이 다시 들어옵니다. 들어오는 물은 얼마나 빨리 불어나는지 모릅니다. 잡은 것들을 챙겨 부랴부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오면서 보니까 조금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뭔가를 캐기만 합니다. 그래서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나오세요. 물이 많이 들어왔어요. 위험해요...” 그런데 바닷가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질 않나 봅니다. 그러니까 목사님이 몸이 달았습니다. 저러다가 사고가 나면 큰일이니 목이 터져라 소리쳤습니다. “위험해요. 빨리 나오세요...” 사모님과 함께 물에서 나오지 못하며 소릴 지릅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났고 그분들 있는 곳도 무릎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 세상인심이 얼마나 야박한지 모릅니다.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물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뭔가를 열심히만 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안타까워 소리를 치는데 그런데 그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이 점점 차니까 멀리서 배 한 척이 오더니 그분들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는 그분들이 잡았던 것들을 모두 싣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과 사모님만 몰랐고 내 생각대로 판단하여 애를 태운 것입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은 동네를 벗어날 때까지 부끄럽고, 창피하여 얼굴을 들 수 없었답니다. 이번 주 성경을 묵상하면서 바다를 향해 소리치는 목사님과 사모님이 제 모습이라면 하나님은 배를 타고 나타난 어부와 같은 분이라는 생각에 부끄럽기는 하지만 마음은 따뜻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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