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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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01206 - 슬픔을 이기는 힘이 있습니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0-12-08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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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슬픔 전문가이자 치유자인 케슬러(David A. Kessler)는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은 슬픔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말해요. 첫 번째 단계가 부정’(Denial)인데요,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나 그의 빈자리는 엄연한 현실이에요. 부정할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현실에 화가 나는 거예요. 이것이 두 번째 단계인 분노”(Anger)에요. 주변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위로한답시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렇게 말하는데요, 그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요. 부정과 분노의 과정을 통해서 그 사람은요, 자기도 모르게 내면에 있는 슬픔을 풀어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충분히 울게 놔둬야지요?

     

      그런데 화를 내도, 엉엉 목 놓아 울어도 소용이 없지요? 그래서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는데요, 그것이 타협”(Bargaining)이에요.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는 과정인데요, “내가 좀 더 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그 때 왜 내가 그랬는지 모르겠어!” 자신을 탓해요.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요? 그러니까 깊은 상실감에 빠지고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요, 그것이 디프레션(Depression), “우울감의 포로가 되는 거예요. 사람을 만나기도 싫고요, 살고 싶지도 않아요

      

      세상이 온통 잿빛이고요, 세상에서 나만 이런 고통을 겪는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바로 나라고 여기는 거예요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뭘까요? 돈요? 좋은 집요? 그런 게 무슨 소용 있어요. 친구에요. 붙잡고 속 시원하게 울 수 있는 친구,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 살면서 이런 친구 하나 곁에 두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불행해요. 왜냐하면요,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는 그 사람을 차 한 잔 하자고, 바람 쏘이러 가자고, 밖으로 끌러내기만 해도 기분은 좋아져요. 햇빛만 쏘이게 해줘도 우울감은요, 상당히 좋아져요. 그래야 그 사람은요, 자기를 돌아볼 수 있어요.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럼 다섯 번째, 마지막 단계는 뭘까요? Acceptance, “수용이에요. 우리는 이것을 그래! 어쩔 수 없는 일이야, 그러니 받아들여야지 어쩌겠어?” 이렇게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건강하고, 온전한 수용의 단계는요, 그 사건의 의미를 발견하는 거예요. 오래 전에 아이들 잘 키워보려고 미국으로 이민 오신 교우인데요,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 치킨과 음료를 사들고 수영장으로 갔어요. 오후 내내 잘 놀고 들어가려는데요, 둘째 아이가 화장실에 가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고모와 이야기하면서 기다렸는데요, 아이가 수영장에 빠졌어요.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물을 너무 많이 먹어 회복하지 못했어요. 소식을 듣고 제가 그 집으로 갔더니요, 엄마는 실신하고 큰 아이가 엄마 곁에 있는데요, ‘동생 보고 싶다고 그래요.

     

      교인들이 헌신적으로 도왔어요. 장례를 다 마치고 부부가 제게 말해요. “목사님, 사는 게 힘들어 서로 다투고 싸웠는데, 신앙생활도 잘 하지 못했는데 그걸 고치시려고 하나님께서 천사 같은 우리 아이를 데려가셨습니다.” 그래요. 그러면서 이제는 싸우지 않고 살겠다는 거예요. 신앙생활 열심히 하겠다는 거예요. 아이 몫까지 더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면서 교회 때문에 잘 이겨냈다는 거예요. 그 생각이 옳으냐 그르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죽음과 슬픔의 문제에만 빠져있던 사람이 지금 내 삶의 자리로 돌아온 거예요. 새롭게 살아갈 힘과 내면의 변화를 경험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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