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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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10321- 거룩함으로 후회 없는 삶을 사십시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1-03-27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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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면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일은요,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스승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에요. 삶의 문제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해답을 갖고 있고요, 그래서 세상을 보는 안목이 탁월해요. 제가 신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는데요,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했어요.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사회복지였어요. 지역을 섬기고, 생명을 돌보는 사회복지야 말로 교회가 관심해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복지학과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요, 그 때 마침 이윤구 박사님을 만났어요. 적십자사 총재, 월드비전 회장을 역임하신 그분은요,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웃으로 사셨어요. UN에서 활동하다 교수로 오셨는데요, 어느 날 제게 장군,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복지예산이 천문학적으로 늘어 날거야.” 그래요. 그 땐 사회복지라는 말도 낯선 시절이었어요. 미래를 내다보셨던 거지요? 그러면서 혹시 교수할 마음이 있으면 유학할 계획을 세워. 사회복지 학위를 받으면 어느 대학이든 골라서 갈 수 있을 거야.” 그러셔요. 그런데 정말 그랬어요.

    최근에 제가 글을 통해 만난 이 시대 또 한분의 스승은요, 서명원 신부님이에요. 이분은 캐나다 퀘벡 주 출신인데요, 1985년에 한국에 선교사로 오셨고요, 2019년까지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제직하시고 은퇴하셨어요. 201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이름도 한국이름으로 바꾸셨는데요, 이분의 글을 읽으면 삶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해요. 물론 그 모든 깊은 생각들은요, 평생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면서 얻은 것들이에요. 그러나 그분을 이런 삶으로 이끈 것은요, 과거에 이분이 경험한 특별한 사건들 때문이었어요.

    이분의 외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의사였어요. 그러니까 엄마는요, 3대째 의사 집안을 만들려고 자녀들의 생활을 일일이 간섭해요. 서양에선 이런 엄마를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이라고 부르는데요, 이것이 그 집안의 불행을 가져왔어요. 서 신부님의 동생은요, 의대합격이 가능한 점수를 받은 날, 지하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유였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의사였던 또 다른 동생은요, 의사생활을 그만두었어요. 이건 엄마가 원한 삶이지, 내가 생각한 삶이 아니라는 이유였어요.

    서 신부님 역시 어머니의 강권으로 그 유명한 프랑스의 보르도대학교 의과대학을 6년 다녔어요. 그는 여름방학마다 캐나다로 돌아와 5년 동안 무려 시신 350구를 해부했어요. 시신을 그렇게 많이 만지고, 경험하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할 것 같은데 아니에요. 그저 일 인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해부실에서 시신들을 둘러봤어요. 꼬마도 있고, 젊은 사람도 있고,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기도 있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어요. “나보다 어린 사람도 있네?” “그렇다면 나도 죽을 수 있겠네??” 비로소 죽음이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가 된 거예요. 그러자 내면 깊은 곳에서 질문이 생겨요. “그럼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죽음이 와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지?” 비로소 그분은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요, 그 소리를 따라 살게 되었다는 거예요. 이것이 무엇입니까? 거룩함이에요. 경건한 삶이에요. 그 소리를 들으며 살게 될 때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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