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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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10711-우리는 하나님이 하실 일을 모릅니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1-07-10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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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전 제가 미국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일입니다. 목포에 있는 교회의 청빙을 받아 부임하게 되었는데요, 한 달 두 달이 지나 교인들과 친해지게 되면서 속상한 이야기 하나를 듣게 되었어요. 그것은요, 제 전임 목사님이 제가 그곳에 올 때 교인들에게 저에 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여기저기에 하신 거예요. “자기주장이 강하고, 독선적이라는 거예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교만하다는 거예요.” “자기 밖에 모르고, 이기적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분은요, 저와 신학교를 같은 해에 입학했어요. 그러나 그분은 입학하자마자 군대에 갔기 때문에 만날 일은 없었어요. 사실 얼굴도 한 번 본적이 없어요.

    사람은 처음 인상이 중요하지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저를 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보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분의 이야기는요, 제 인격에 대한 모독이며, 동시에 교회 목회를 어렵게 하는 거예요. 화가 나지요? 속상해요. 그분은요, 나이로 봐도 저보다 한 참 동생뻘이에요. 그러니까 전화로라도 야단을 쳐 줄 수 있지요? 그런데 저는요, 목회에 대한 생각이 분명한데요, “목회란 사람을 얻는 일”,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요,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어요. 그래서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요, “몰라서 그렇지.” 그렇게 넘겨요. 그러니까 그분을 위해 기도하게 되는 거예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나 어느 목사님의 취임식이 있었어요. 저도 참석하고, 그분도 참석했어요. 순서가 끝나고 식사를 마쳤는데요, 그분이 저를 좀 보자는 거예요. 그 때 처음으로 그분을 봤는데요, 제가 다가가자마자 그분이 제 손을 붙잡고 미안하다는 거예요.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회개하게 하셨고요, 용서를 구하라고 하셨다는 거예요. 저는 그 때 사실 놀랐어요. 나를 험담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는 그분은 형편없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그분이, 나를 속상하게 한 그 목사님도 성령의 인도함을 받고 있는 거예요. 그걸 발견하고는요, 제 안에 있던 그분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이 눈 녹듯 녹았고요, 그분과 가까워지게 되었어요. 얼마나 가까워진 줄 아세요? 그 목사님의 말에 의하면요, 자기 이름을 부르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데요. 지금도 자주 전화할 뿐 아니라 서로 보고 싶어 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일전에 그 목사님과 함께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었는데요, 돌아가는 길에 사모님이 이렇게 말씀해요. “근래에 이처럼 행복한 남편의 얼굴을 처음 봤습니다.”

    여러분! 만약 그 때 제가 화를 냈더라면, 그 목사님이 명백히 잘못했으니까 야단을 쳤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관계는 깨졌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소중한 관계를 누리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요, 어떤 일을 만날 때마다, 속상하고 힘들다고 해도 그 때마다 나 자신에게 해주는 말이 있어요. 첫 번째는요, “몰라서 그래.”, 두 번째는요, “난 이 일의 끝을 몰라.”에요. 하나님이 어떻게 하실지 모르는데 내가 먼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거지요? 그래요. 우리는 사실 몰라요.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일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알지 못해요. 그런데도 다 아는 것처럼 살아오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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