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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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30702-내 안의 결핍에 관심하십시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3-07-01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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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시 유품 정리사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장례를 마치고,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 분들인데요, 몇 년을 사셨든 사연 없는 분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까 그분들은요,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접하게 돼요. 그 중의 최근에 인터넷에 올라온 이야기 하나를 해볼게요.

     

      고인의 유품정리를 의뢰하신 분은요, 고인의 전 남편이었어요. 그분은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동안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데요, 그분이 들려준 이야기는 이래요. 두 분은 20대 중반에 결혼했고요, 연년생으로 아이 둘을 낳아 살았어요. 그런데 아이들 둘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부인은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여느 부부들처럼 부부싸움도 하고, 가끔씩 말다툼도 했지만 큰 싸움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40대 중반의 아내가 갑자기 이혼을 하자는 거예요. 남편은요, “왜 그러느냐?”, “내가 뭘 잘못했느냐?”,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사정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아내가 말하는 이혼이유는요, 젊은 시절 결혼해서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는 거예요. 아이들 키우느라 20년을 넘게 고생했고, 이제 아이들도 대학에 들어가 다 컸으니 이제는 나를 위해 살고 싶다는 거예요. 여러분들 중에도 혹시 이런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잘 들어 보세요. 결국 부부는 이혼했고요, 부인은 작은 아파트 하나를 얻어서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젊은 시절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던 그분은요,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낮에는 백화점에서 근무했어요. 그렇게 잘 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1년 쯤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돌아가셨는데 연락할 사람이 없어서 전화를 했다는 거예요.

     

      남편이 급히 전 부인의 집으로 달려갔는데요, 가서 보니까 그렇게 삶을 마감했어요그런데 잘 살고 있다고 여겼던 그분의 집에는요, 꽤 많은 양의 약봉지들이 있었어요. 이혼하기 전에는 건강했어요. 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는데요, 이상해서 무슨 약을 그렇게 많이 먹었나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모두 다 우울증 약이었어요. 제가 이 글을 읽다가 오래전에 만났던 집사님 한 분이 떠올랐어요. 그분은 서울의 유명대학을 졸업했고요, 70년대 대한항공의 승무원을 하셨어요. 그것도 미국을 오가는 비행기를 탔으니까요, 당시로서는 최상의 직장, 최고의 신부감이었어요. 비행기에서 만난 분과 결혼을 했는데요, 남편이 살갑질 않아요. 말이 없어요. 자녀를 키우느라 고생을 엄청했는데요, 그런데 전혀 가정 일을 도와주질 않아요.

     

      그런 그분을 보면서 친구들은요, 하나같이 니가 왜 그렇게 사느냐?”, “당장 이혼하라.”고 그래요. 그래서 이분은요, 이혼만 하면 뭐든지 잘 될 줄 알았데요. 자유 할 줄 알았데요. 그런데 고생만 실컷 했고요, 나중에 다시 그분과 합쳤어요. 남편이 아내의 약봉지를 들고 펑펑 우는 거예요. “이럴 줄 알았더라면 욕을 먹더라도, 싸우더라도 이혼하지 말걸...”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내 꿈을 이루고,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결핍이 이런 잘못된 결정을 하게 한 것입니다. 내 안의 결핍, 그것은 무엇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채워야 할 것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 생기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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