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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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30827-내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까?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3-08-26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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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요? 지난 3월 서울의 아파트 경비원 A씨는요, 본인이 일하던 아파트에서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고인의 유서와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요, 입주민 대표와 관리소장이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을 너무나 함부로 대했다는 거예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요, 인격적인 모욕을 주었어요. 일을 마쳐도 반복적으로 지적하여 쉴 틈을 주지 않았고요, 심지어 10년 넘게 경비반장으로 일했던 A씨를 관리소장은요, 한 순간에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시켰어요. 그리고 괴롭혔는데요, A씨는 견디다 못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만 거예요.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A씨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동료경비원들과 미화원들은요, 해당 사건이 발생하자 안타까운 마음으로 현수막을 걸어 사망한 A씨를 추모했어요. 그런데 그들이 내 건 현수막은요, 걸기가 무섭게 철거되었어요. 주민들이 철저한 건데요, 이런 일이 알려져 아파트 소문이 안 좋아지면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그것이 누군가의 갑질 때문이라면 분노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곳에 사는 것이 부끄럽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사람 목숨보다 아파트 값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들의 삶, 어디에 소망이 있을까요?

     

      그런데 그런 아파트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최근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는요, 택배 배달을 하던 고령의 택배 기사 한 분이 쓰러졌어요. 연합뉴스에 따르면요, 지난 달 17, 수원시 권선구 쌍용 더플래티넘 오목천역 아파트를 담당하는 한진택배 소속 기사, 정순용(68)씨가 업무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어요. 함께 일하던 부인, 주홍자(64)씨가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갔고요, 급하게 심장 수술을 받았어요.

     

      그러자 아파트 주민들은요, 단체 채팅방에 이 소식을 알렸고요, 주민들은 하나같이 안타까워했어요. 그뿐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임원들은요, 택배기사 정씨를 돕기 위해 모금에 나섰어요. 이틀 만에 107세대가 참여하여 248만원을 모금했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세대가 참가했고요, 모금도 이루어졌어요. 입주자 대표회의는요, 지난달 22, “저희 입주민들에게 기사님은 함께 사는 공동체 식구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조금씩 성의를 모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적은 편지와 함께 성금을 정씨에게 전달했어요. 그걸 받은 정씨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정씨는요, “입주민들이 건넨 성금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났다.”고 말해요.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분들이 많으니 세상은 살만하다.”고 그래요. 이 기사를 본 많은 사람들이 하나 같이 이런 댓글을 달았어요. “그곳이 진짜 명품 아파트입니다.”, “인류애로 충만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의 품격이 보입니다.”

     

      갑질을 한 것도 사람이고, 성금을 전달한 것도 사람이에요. 생명보다 아파트 값을 더 소중하게 여긴 것도 사람이고요, 내 물건이 조금 늦어도 그것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 것도 사람이에요. 그렇다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존재이며,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지금 내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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