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신황등교회

담임목사 칼럼

  • 20230225-마음 그릇을 키우기 위해 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십시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4-02-24조회 :
  • 첨부파일 : 등록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   한 공간에 살지만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이 살고 있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집에 살지만 생각이 다르지요? 부모와 자녀의 생각도 달라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한 공간 안에서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요? 지난 20223월부터 5개월 동안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청소와 경비업무를 맡은 분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시급 인상과 샤워실 설치,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했어요. 점심시간을 이용했다고 하지만 그 시간에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었을 테니까 그들 입장에서는 불편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일하시는 분들과 학생들 간에 생각과 판단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A씨를 비롯한 학생 3명이 시위 중 발생한 소음으로 수업권을 침해당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했어요. 동시에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등 약 64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어요. 그러니까 학교당국과의 갈등이 학생들에게 까지 번진 거지요? 형사사건을 접수한 서대문경찰서는요, 업무방해 협의에 대해서 수업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어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도 위반하지 않았기에 최종적으로 불 송치,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결정했어요.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64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이 남아 있지요? 이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민사36단독 주한길 판사 역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어요. 시위와 관련하여 노동자들의 잘못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소송비용도 학생들 쪽에서 부담하라고 판결했어요.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요, 괜히 문제를 제기했던 학생들을 비난해요. 그들이 학교에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눈총을 주고요, 심지어는 낙인을 찍기까지 해요. 그런데 여러분! 오늘날 대학이란 좋은 자리에 취직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전락했지만 원래는 그런 것이 아니에요. 대학은요,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실험하는 곳이었어요. 그러니까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해결하고자 몸부림 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에요. 그러면서 학생들이 성장하고요, 그들이 합의한 결론을 가지고 사회에 적용하는 거예요. 그래서 사회도 발전하는 거지요?

     

      그러므로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은요, 존중받아야 돼요. 그들이 비록 법원에서 패소판결을 받았지만 우리의 판단이 다른 사람의 삶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각심도 준 거지요? 공동체를 배려하지 않은 고소 고발은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교훈도 남겼어요. 그런 면에서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출신들 중에서 이 사건에 관심하며 참여했던 분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이번 소송을 빌미로 학생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그릇을 키우기 위해 마음 그릇을 키우십시오. 

  • 댓글쓰기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