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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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190331-하나밖에 모르는 인생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19-03-30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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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대신금융그룹을 창업한 양재봉 회장은 전남 나주, 가난한 농촌출신입니다.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조선은행에 입사하여 평생을 은행에서 보냈는데 19731, 당시 한일은행 청량리 지점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해가 되어 관내 거래처였던 한국개발원(KDI) 김만제 원장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제안을 받습니다. “당신 같은 유능한 금융인이 왜 월급쟁이만 하십니까? 회사를 하나 시작해 보시지요.” 그 때까지 양 지점장은 한 번도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지금 하는 일을 천직으로만 여기고 살아 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김만제 원장의 제안은 당황스럽고, 황당하게만 들렸습니다.

      

      그래서 그가 대답합니다. “저는 평생을 은행에서 보냈습니다. 그런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김만제 원장은 그러니까요. 평생 그 일을 하셨으니까 이젠 단자회사 같은 금융업에 뛰어 들어 회사를 하나 해 보시지요.” 제안을 받은 그는 자신이 그 일을 할 수 없는 이유들을 열거하기 시작합니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내용은 하나입니다. 안 된다. 못 한다는 것입니다.

     

      한 참을 듣고 있던 김만제 원장은 그럼 시도는 해 보셨습니까?” “해보고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묻습니다. “아니요. 해보지는 않았지만 안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가능성이 열려있어도 내가 안 된다고 닫아 버리면 저절로 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 된다고 말하려면 최소한 시도는 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것입니다. 김만제 원장이 웃으면서 묻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안 된다는 겁니까?” 그가 말합니다. “금융회사를 만들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쉽습니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김 원장이 다시 묻습니다. “그럼 허가 신청은 해 보셨습니까?” “아니요. 되지도 않을 허가를 왜 신청합니까? 난 그런 바보짓 안합니다.” 제가 목회를 하면서 보니까 이런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안되니까, 쉽지 않으니까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되지도 않을 일을 왜 기도 하냐?”고 말합니다. 그걸 바보짓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사람은 평생 기도할 수 없습니다. 양재봉 지점장을 향해 김만제 원장이 말합니다. “신청을 해 봐야 나올지 안 나올지를 알지, 신청도 안하고 어떻게 결과를 압니까? 나는 도대체 이해할 수 가 없습니다.” 그 말에 양 지점장은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한투자금융 설립 신청을 했는데 재무부로부터 인가를 받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 그분입니다. 후에 그분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냈습니다. 이것이 대신금융그룹이 탄생하게 된 출발점입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양재봉 회장은 될 수 있는 것과 될 수 없는 것 중에서 될 수 없는 것, 하나밖에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신했고, 그러니까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도전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하나 밖에 모르는 인생, 거기에 열정과 기쁨은 없습니다. 시도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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