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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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190421-주님, 나를 가르쳐 주옵소서.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19-04-24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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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책 제목이 너무 도전적이어서 잠시 읽으려고 들었다가 그 책에 빠져 많은 걸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책 제목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인데 일본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나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태평양 바다 가운데 조난당한 한 남자가 튜브를 붙잡고 표류하고 있습니다. 그 때 저 멀리서 똑같이 튜브를 붙잡은 한 여자가 헤엄쳐 옵니다. 그들은 나란히 바다 위에 떠서 음료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다가 여자는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섬을 찾아 헤엄쳐 가고, 남자는 그 자리에 남아 구조대를 기다립니다. 여자는 이틀 밤낮을 헤엄쳐 어딘가의 섬에 도착했고, 남자는 그 자리에서 구조되었습니다.

      몇 년 후 두 사람은 어느 카페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는데 여자는 굉장히 혼란스러워 합니다. 자기는 팔이 빠져라 목숨 걸고 헤엄쳐 살았는데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남자 역시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헤엄치면서 그 남자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열심히 하는 사람은 살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죽는 것이 공평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자도 살았습니다. 그것도 열심히 노력한 자기와 똑같이. 그러니까 갑자기 화가 납니다.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이 잘못 산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런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돼!!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노력하지 않고 얻은 성공은 독약이야!!!” 그래서 이런 말들을 신앙처럼 품고 사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제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IMF가 와서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막노동을 하며 지냈는데 저보다도 늦게 미국에 왔고, 한국에서 목회도 그리 열심히 하지 않은 동료가, 오자마자 교회를 맡아 담임을 하는 것입니다. 그 집에 한 번 갔는데 그 때 수준에선 으리으리합니다. 그러니까 열심히 산 나는 뭔가?” 이런 생각이 들었고, 한 동안 괴로웠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이 없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배웠지만 그런데 그 노력이 우리를 배신할 때가 정말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모두 게으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는 다 성실합니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어떻게 될지, 내일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 삶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모르니까 할 수 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 도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 믿음은 적어도 한계를 가진 나를 근거로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분의 다스림을 받고, 그분이 주시는 지혜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의 삶인데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나 자주 모른다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살다가 삶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매일의 삶속에서 내가 나 자신에게 외쳐야 할 소리가 있다면 그것은 나는 모릅니다. 주님, 나를 가르쳐 주옵소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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