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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9-하나님 노릇을 멈추십시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19-06-11조회 : - 첨부파일 : 등록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지난 주간에 한신대 총장을 지내신 오영석 목사님께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제 선배이신 임태수 목사님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임 목사님은 전남의 최고 명문, 서중과 일고를 다니셨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시절 폐병을 알았고, 죽음의 문턱에서 용문산에 들어가 기도로 치유를 받았습니다. 죽었다 살아났으니 그의 삶이 어떻겠습니까? 그는 매일 기도로 밤을 새웠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나운몽 장로님이 운영하는 용문산신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나운몽 장로님은 설교 중에, 강의 중에 자주 경동교회를 담임하셨던 강원용 목사님을 사탄이라고 저주합니다. 신학대학의 교수들을 믿음 없고, 복음에서 떠난 자라고, 이단이라고 싸잡아 욕을 합니다.
이분이 생각했습니다. “사탄을 저대로 두어도 되나?” “그 교회에 속한 교인들이 얼만데??”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죽었다가 살리신 하나님의 뜻이 있구나!!!” “내가 신학교에 가서 이단과 투쟁하고, 사탄의 앞잡이인 강원용 목사의 사악함을 만천하에 드러내리라.” 그분은 한국신학대학에 입학했고, 첫 주 경동교회를 찾아갔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설교를 들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것입니다. 가슴에 감동이 밀려오고, 성령 하나님께서 강하게 역사하시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때 그분이 알았습니다. 용문산신학교와 기도원의 장점이 있지만, 맹목적인 신앙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강단은 판단이나 정죄가 아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마음을 열고 듣지 않으면, 폐쇄적이 되면 결국 도그마, 교리에 빠져 생명력을 잃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분은 신학교를 마치고 독일로 유학을 가 본(Bonn) 대학에서 구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호서대학교에서 교수로 사역하셨습니다. 은퇴하시자 제2의 종교개혁연구소를 세워 목회자 계속교육에 전념하셨고, 아시아의 가난한 신학교들을 방문하여 선교사로써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니까 평생 복음을 위해 사셨고, 은퇴하신 이후에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그런데 강의도중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지금은 1년째 병원신세를 지고 계십니다. 사람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숨만 쉬고 계십니다. 평생 하나님을 위해 살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까? 오영석 목사님은 글 끝에 이렇게 쓰셨습니다. “성경도, 신학도 인간의 삶에 대하여 대답하지 않는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다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판단과 정죄, 닫힌 마음과 아는 척 하는 것, 이것이 우리 삶에 있어서 하나님 노릇입니다. 하나님도 아니면서 하나님 노릇하면 삶이 피곤해 집니다. 일치가 아니라 분열을, 화합이 아니라 다툼을, 복음이 아니라 갈등을 만듭니다. “저는 솔직히 하나님을 잘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하나님 노릇에서 벗어나는 첫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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