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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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00322 - 사람, 가장 절망적인 존재입니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0-03-21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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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2, 미국 애틀랜타의 한인이 운영하는 수정사우나에서 충격적인 총격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의 범인은 백정수씨였고, 그의 총에 희생된 분들은 누나 부부, 여동생 부부였습니다. 처음 이 사건을 접하고 정신이 멍해 졌는데 이유는 희생된 누이 부부가 제가 섬겼던 교회의 교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정 사우나에서 예배도 자주 드렸고, 범인의 매형인 강병옥 집사님은 거의 매주 목요일이면 점심을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가정 형편이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안타까움은 더했습니다.

      백정수씨는 원래 한국에서 살고 있었고, 먹고 살 길이 없어 미국에 사는 누이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누이는 미국으로 동생을 초청했고, 그는 뉴올리언스(루이지에나주)에 정착했습니다. 청소회사의 매니저로 취직했는데 그 일은 직업 특성상 시간적인 여유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잘되었습니다. 영어도 배우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 준비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도박에 손을 댔습니다. 도박은 사람의 심성을 황폐하게 합니다. 회사 사장님과 어울려 도박을 했는데 갈등과 분노가 쌓였습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총을 들고 들어가 사장과 그의 아들 둘을 살해했습니다. 배심원 재판에서 누이와 지역 한인들이 결정적으로 도왔고, 정당방위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새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제대로 살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의 누이는 동생을 애틀랜타로 데려오면서 이제부터 사우나에서 열심히 일해라. 그럼 나중에 네가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격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자금을 달라고 합니다. 약속해놓고 왜 안주느냐고 따집니다. 여전히 도박장을 들락거리고 매형과 누이를 구타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러더니 상의도 없이 가게를 덜컥 계약하고는 돈을 내 놓으라는 것입니다. 누이가 그걸 들어주지 않는다고 총기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삶을 한번 돌아보십시오. 한국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누이가 미국으로 불러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았습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사건을 일으켰으나 누이와 주변의 도움으로 살아났습니다.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생각할 수 록 감사한 것뿐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비극으로 인생을 끝내고 말았을까요? 이것이 단지 그 사람만의 문제입니까?

      이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인간의 특성 몇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은 은혜를 은혜로 알지 못합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의 도움 때문입니다.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은혜가 지금 우리 안에 남아 있습니까? 오히려 불만과 불평에 사로잡혀 살지 않습니까? 둘째, 사람은 새롭게 될 기회가 주어져도 그걸 살리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변화될 기회는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묶여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셋째, 사람은 항상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인생은 죽느냐 사느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최악의 선택지를 고릅니다. 이것이 인간이고, 저와 여러분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장 절망적인 존재, 그의 이름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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