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부터 산아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까지 9년에 걸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대략 700만이 넘어요. 대기업의 평균 정년이 55세이고요, 공무원 은퇴 연령이 만 60세니까 2023년이면 모두 은퇴하지요? 아직 건강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연령인데 퇴직을 하면 갈 곳이 없어요. 그런 시간을 적어도 20년에서 30년을 넘게 보내야 하니까요, 이것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에 관한 문제에요. 일을 통하여 사람은 내가 이 사회에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해요.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거예요. 퇴직 전에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듣는데요, 그런데 실재로 은퇴를 온전히 준비하여 은퇴 이후에 새로운 삶을 사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유효종씨는요, 1983년에 옛 체신부에 입사했고요, 35년 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했어요. 그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은퇴를 생각하는데요,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선배들이 정작 은퇴를 하고 나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거예요. ‘왜 그럴까?’ 고민하다가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어요. 은퇴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에요. 그러니까 듣는다고, 생각하고, 고민한다고 준비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아직 근무를 하고 있으니까요, 절박감이 떨어져요. 이분은요, 절박감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한 담배를 끊는 일에 도전했어요.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담배를 끊겠다고 알렸어요. 말하고 안 지키면 실없는 사람이 되지요? 그러니까 말한 것이 부담이 되어 결국 담배를 끊었어요. 은퇴 이후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도 똑같이 했어요. 그는요, 은퇴 2년 전부터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자기는 은퇴하면 시니어 모델을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어요. 말을 하면 어때요? 지켜야지요? 그래서 그는요, 저녁이면 학원에 나가 똑바로 걷는 훈련을 해요. 몸을 바로 세우는 운동을 해요. 디자이너들과 협업하여 런웨이를 훈련해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렇게 모델 수업을 받은 지 1년쯤 되었을 때 그는요, 현대백화점 시니어 패셔니스타 선발대회에서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위를 차지했어요. 그러자 TV뿐 아니라 SNS 쪽에서 모델제의가 들어와요. 은퇴하자마자 광고를 찍는데요, 한 해 동안 무려 50편을 넘게 했어요. 이 일을 하면서 기본기가 있어야겠다고 여겨 연기학원에도 다녔는데요, 장편영화 2편, 단편영화 18편에 출연했어요. 그는 두 번째 경력을 써가면서, 이 일이 재미있고, 즐겁고, 보람이 있다고 말해요. 사는 게 행복하다는 거지요?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재주가 있으니까 그 일을 해서 성공했지!!” 그런데요, 재주가 있다고 해도 준비하지 않았다면 재능은 발견되지 못했을 거예요.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사용하시는데요, 준비된 사람을 쓰셔요. 준비되면 하나님은 반드시 하나님의 놀랍고 큰 일에 사용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