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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7-다스려지지 않은 욕망의 끝입니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2-03-04조회 : - 첨부파일 : 등록된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2011년 4월 10일, 익산에서 멀지 않은 곳입니다. 김제 축령마을에서는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 하나가 터졌어요. 이름하여 “마늘밭 돈뭉치 사건”이에요. 중장비 기사인 안세현씨가 110억 원이 넘는 현금 뭉치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경찰의 수사기록을 보면 내용은 이래요.
돈이 나온 마늘 밭 주인이 이씨인데요, 그의 처남 두 사람이 2008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어요. 확인된 매출액만 1540억이고요, 수익금은 170억에 달했어요. 170억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니까요, 양이 엄청나지요? 그러니까 보관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처남들은요, 매형 이씨에게 돈을 좀 맡아달고 요청했고요, 이씨는 현금 112억 3474만원을 집안의 장롱과 화장대, 다용도실, 금고 등에 나눠서 보관했어요. 2010년 4월, 처남들이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그래서 시골에 땅을 사서 안전하게 묻으라고 했고요, 이씨는 김제에 토지 2필지를 샀어요. 가지고 있던 돈을 비닐에 넣어 김치통, 실리콘통, 양은찜통 등에 나눠 담았어요. 그리고는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 밭에 묻었어요. 이씨 부부는요, 돈을 묻은 그 땅에 마늘과 고추, 들깨 등을 심었어요. 그러니까 완벽하지요?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을까요? 매형 이씨는요, 자기 돈은 아니지만 현금이 있지요? 그래서 허락받은 생활비 외에 개인적으로 2억 4천만원 정도를 더 썼고요, 이것이 처남들에게 들킬까봐 꾀를 냈어요. 연초에 그 땅의 전 주인이 나무를 옮길 때 굴착기 기사인 안씨가 작업을 했는데요, 그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 거예요. 그는요, 여기저기 돈을 하도 많이 묻어놔서 그 자리에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를 몰랐어요. 자기는 한 곳에 17억이 있는 줄 알았는데 파보니 7억이 비는 거예요. 놀란 그가 안씨가 가져갔다고 확신했고요, 땅에 묻힌 돈 일부를 파서 보여주며 물어내라고 그래요. 아니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요. 안씨로서는 황당하지요? 그래서 줄다리기를 하다가 안씨가 경찰에 신고했고요, 전말이 드러난 거예요.
제가 이 사건을 보면서 느꼈던 것은요, 죄의 파급력이 엄청나다는 거예요. 보세요. 처남 두 사람이 도박 사이트를 만들었어요. 그곳에 들어와 도박을 한 사람들 돈이 1540억이에요. 그렇다면 도박을 하면서 잃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개개인의 영혼이 병들고요, 가정이 파탄 났을 거예요. 심지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었겠지요? 그렇다면 돈을 번 사람은 행복했나요? 그 일을 설계한 처남 둘, 범죄자가 되었고요, 매형 역시 수갑을 차게 되었어요.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 또한 굴착기 기사에요. 안씨는 마늘밭 사건 때문에 자신과 가정이 몰락했다고 말해요. 이 일에 조폭이 개입됐다는 소문에 두려워 잠을 잘 수 없었어요. 부인이 식당을 했는데 오는 사람들마다 그를 돈을 훔친 사람 취급했어요. 결국 식당도 문 닫고, 안씨는 스트레스로 일도 못하고, 술만 마시다 대장암 수술까지 받았어요. 모두가 피해자지요?
그런데 제가 이 사건 취재 후기들을 보다가 더욱 충격을 받은 것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심각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이 사건이 알려지게 되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현장을 찾아 왔어요. 그런데요, 마늘밭에 도착한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아세요? 도착하자마자 그곳에 절을 하는 사람, 돈 기운을 받는다고 드러눕는 사람, 심지어 돈을 묻었던 흙으로 샤워를 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어요. 그 돈이 어떤 돈인가요? 범죄 수익금이에요. 누군가의 영혼과 생명을 망쳤고요, 피눈물이 나게 한 돈이에요. 그래도 돈만 있으면 좋은가요? 성경 말씀입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약1:15) 다스려지지 않은 욕망은 우리 모두의 삶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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