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황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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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

  • 20250622-건강한 사회에서 사는 삶입니다.

    작성자 : 관리자작성일 : 2025-06-24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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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러분은 혹시 지난 2017911일에 있었던 “240번 버스사건을 아시나요? 굉장히 충격적이고 유명한 사건인데요, 사건의 내용이 이래요. 그 날 오후 620 경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 하나가 올라왔어요. 내용인 즉 자기가 240번 버스에 있었는데 5살 정도의 어린 아이가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탔다는 거예요. 다음 역에 정차했을 때 사람들이 많아 그 아이가 떠밀려 정류장에서 내렸고요, 차는 출발했어요. 그걸 알게 된 엄마가 기사님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요청했어요. 그런데 기사님은 안 된다고만 얘기해요. 어린아이라 잘못하면 길을 잃어버리지요? 미아가 될 수 있어요. 다급한 엄마가 뒷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자 기사님이 아이 엄마에게 욕을 했다는 거예요.

     

      이 글이 올라가자 인터넷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어요.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분노를 쏟아냈고요, “아이를 잃어버리면 책임 질 거냐?”, “당장 직장에서 해고하고, 처벌하라.”, “저런 인간은 이 사회에서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게다가 그 글을 퍼 나르면서 남성혐오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 회원들은요, 이 문제를 남성전체에 대한 공격거리로 삼았어요. 그들은요, “남자들은 이 사회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3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망언들을 쏟아냈어요. 240번 버스사건은요, 이처럼 순식간에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어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자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은요, 운영주체인 대원교통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어요. 회사는 CCTV와 운전기사, 그리고 피해를 당한 어머니를 통해 사건 내용을 파악했어요. 그리고 그날의 진실이 드러났어요. 일단 5살이라고 알려진 아이는요, 엄마와 떨어져도 집을 찾아갈 수 있는 나이인 7살이었어요. 운전기사가 아이를 잃은 어머니에게 욕을 했다고 했는데요, 그것도 사실이 아니에요. 오히려 마음이 급한 어머니가 기사님에게 욕을 하셨어요. 그뿐 아니라 버스를 출발시킨 기사님은요, 오른 쪽에 정차 차단 봉이 세워져 있어서 세우고 싶어도 세울 수가 없었어요. 만약 그곳에 정차하면요, 위험할 뿐 아니라 6개월 자격정지를 받아요. 과태료도 엄청나요. 그래서 300미터 정도 가면 정차할 거라고 안내했어요. 그리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 엄마는요, 이전 정류장으로 달려가 아이를 만났어요.

     

      여러분! 별것 아닌 문제가 왜 이렇게 커졌을까요? 첫째는요, 글을 쓴 사람이 정확하지 않은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사실인양 인터넷에 올렸어요. 둘째는요, 글을 읽은 독자들이 사실 확인도 하지도 않은 채 마녀 사냥하듯 비난했어요. 정죄했어요. 제가 이 사건을 보면서 더 안타깝게 여긴 것은요, 이 일로 운전기사님은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악플이 얼마나 무서운지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말할 정도에요. 그런데 그 원인을 제공한 최초 유포자는요, 자신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아요. 악플을 달았던 사람들도 익명이니까요, 모른 척, 아닌 척해요. 건강한 사회란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이에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에요. 내면이 새로워지지 않는 한 그런 사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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